답 프로포즈 왜 하는걸까?
The reason someone proposes is not 'to propose', but 'because I have to propose'. That's why I gave the name "Proposal" to an event that wasn't a proposal. So, why do people propose an answer(return-propose)?
그냥 줘도 되는 선물에 이름을 붙이는 행위는 하루이틀이 아니다. 크리스마스부터 시작해서('부처님 오신 날'과 달리 크리스마스는 연인들끼리 선물을 주고받는 대단한 기념일 중 하나이다.) 그 외에도 로즈데이/빼빼로데이 등등.
이제 프로포즈의 의미를 재정의할 시기이다. 지금까지의 프로포즈의 의미는 잊어라. 결혼 전에 큰 선물을 주는 날이 "프로포즈데이"이다.
결혼식 예약 후의 프로포즈
원래 프로포즈propose란 무엇인가? 첫째로는 제안한다는 뜻이 있다. 둘째로는 결혼을 제안, 즉 청혼한다는 뜻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한국의 많은 커플들은 수천만원에 달하는 결혼식장을 예약하고 나서야 프로포즈를 주고받는다.
프로포즈 공격
나는 프로포즈라는 것을 그렇게 좋아하지는 않는다. 악의 무리들이 고결하고 소중한 프로포즈의 의미를 퇴색시키는 것에 대해 짜증이 난 것이 아니다.
일방의 프로포즈보다는 대화와 합의를 통해 결혼을 결정짓는 형태가 훨씬 21세기에 걸맞은 방식이며, 실용적이고 현실적이라고 생각한다.
한국에는 '고백 공격'이라는 슬픈 밈(meme)이 있다. 이 말의 의미가 어떤 것이냐면, 마음의 준비를 하지 않은 상대에게 고백을 하는 것은 공격하는 것과 다름없음을 의미한다. 고백을 받은 사람이 받아줄 마음이 전혀 없을 때 이런 용어를 사용한다.
물론 한국에서 연인이 부부가 되는 것은 당연한 일이지만, 일방의 제안만으로 결혼 시점을 단번에 결정하는 사람은 거의 없을 것이다. 요즘과 같은 대-비혼의 시대에 '깜짝 프로포즈'는 정말로 '프로포즈 공격'이 될 수 있지 않나 생각한다.
굳이 프로포즈라는 이름이 붙어야 하나
내가 궁금한 것은 애초에 프로포즈가 아닌데 프로포즈라는 이름을 붙였냐는 것이다.
앞서 말했듯이 합의되지 않은 폭풍 이벤트는 모두에게 타격을 입힌다. 비겁해 보이지만 간 보고 고백하고, 간 보고 프로포즈 하는 게 안전하다. '양측이 이미 결과를 알고 있는' 프로포즈는 그렇게 탄생한다.
답 프로포즈는 뭔데?
내가 답 프로포즈라는 단어를 들은 것은 그렇게 오래된 일이 아니다. 얼마 전 지인이 이것과 관련된 이야기를 했고, 실제로 사람들이(정확히는 여자들이) 답 프로포즈를 한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이쯤 되면 프로포즈의 정의는 이미 사라졌고, 결혼에 반드시 필요한 물건 중에 가장 비싼 물건이나 예물을 서로 사 주면서 프로포즈와 답 프로포즈라는 이름을 붙인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벤트는 낭만인가
누군가에게는 프로포즈를 하는 이유는 '청혼을 하기 위해서'가 아닌, '프로포즈를 해야 하니까'이다. 때문에 프로포즈가 아닌 이벤트에 프로포즈라는 이름을 붙이게 되었다. 그렇다면 답 프로포즈를 하는 이유는? 이벤트를 해 준 상대방에 대한 고마움도 있겠지만, 그것보다 앞서는 것은 역시 '이벤트를 하기 위해서'가 아닐까. 답이 나온 프로포즈와 예물에서 이름만 바뀐 답 프로포즈, 무슨 의미가 있는지 모르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