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럼 소는 누가 키우나~
예전에 개그콘서트에 이런 농담이 있었다.
요즘의 세태를 보자면 '소는 누가 키우나'가 아니라 '애는 누가 키우나'를 떠올리게 된다. 애를 누가 키우긴 키워야 되는데, 키울 사람이 없다.
전업주부의 문제점
전업주부에게는 큰 문제가 있다. 전업주부를 하는 사람들이 잘못했다는 뭘 이야기는 아니다. 자본주의 사회에서 직장을 갖지 않는다는 것이 무엇을 의미하는지를 제대로 이해하지 못하는 사람들이 꽤 많다.
근로소득 상실
이는 '모성애'라는 말로 덮기 어려울 정도로 크나큰 상실이다. 전업주부를 한다는 것은 자본주의적 관점에서는 무직과 다름이 없다.
심지어 요즘은 전업주부를 숭고한 모성애로 뒤덮인 희생적인 엄마로 취급해 주지도 않는다.
'엄마'라는 직업으로 2차 전직이다, 라고 말하는 사람도 있다. 그러나...
주부는 직업이 될 수 없다
주부가 주로 하는 일은 다음과 같다.
- 가사노동
- 아이 양육
(아이 양육은 같이 해야 한다는 말이 있지만 대부분 아이 때문에 직장을 그만둔다.)
가사와 양육은 분명 노동력이 필요한 일이고, 누군가를 고용해서 가사와 양육을 맡긴다면 생각보다 대단한 금액을 지불해야 할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주부가 직업이 아닌 이유는 노동을 돈으로 환산하고 있지 않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매일 출퇴근으로 왕복 2시간 동안 운전하는 사람이 있다고 가정하자. 본인이 하는 일을 외부에 맡긴다면, 즉 운전기사를 고용하거나 택시를 탄다면 얼마만큼의 금액을 지불해야 할까?
택시비 왕복 6만원, 매달 100만원이 넘는 금액을 지불해야 하는 일을 스스로 하고 있는 셈이다. 그럼 운전으로 월 100만원이 넘는 돈을 아끼고 있고 상당한 노력과 품이 들어가는 일이니 운전이 직업이라고 할 수 있을까? 아니다.
하지만 같은 일을 하더라도 누군가에게 운전을 하는 일로 고용되어 급여를 받으면 그때는 업으로 삼고 있다고 할 수 있다.
가사노동을 한다고 해서 가사도우미는 아니다. 그렇지만 누군가에게 급여를 받고 가사노동을 하면 직업이 된다.
주부를 택한 인생이란
주부라는 신분은 OO의 아내, OO의 엄마를 포함하고 있다. 어떻게 들릴지는 모르겠으나 그나마 구시대적인 가치가 주부를 대우해 주고 있는 것이다. 수입이 없이 집에서 집안일을 하는 사람이 아내도 엄마도 아니라면 보통 무직 이상으로 호칭하지 않는다.
사회적 신분은 자의식으로 자리잡는다. 주부는 무엇을 명함에 적고, 자신을 어떻게 정의해야 하나. OO의 아내, OO의 엄마?
가족, 공동체 문화에서 점점 개인을 중시하는 삶으로 바뀌고 있다. 가족 구성원으로써의 주부는 서포터로 존재하지만, 개인 인생으로 보았을 때는 그 궤적은 참담하기까지 하다.